몇년 전부터 부동산 커뮤니티나 유튜브를 보면 "전세 살지 말아라" 와 같은 형태의 영상이나 글들이 심심치않게 돌아다닌다.
역전세로 인한 전세사기 등이 심각해져서 그런 것도 있지만, 돈을 운용하는 측면에 대해서 불리하다는 주장인데, 이 것이 어떤 주장인지 좀 더 자세하게 기재해보고, 그렇다고 해서 전세가 반드시 안좋은 제도인지, 정말로 하지말아야할 제도인지도 한 번 기재해보려 한다.

전세의 경제적 착시
전세로 좋은 집 살면 자신의 소득보다 더, 뭔가 된 사람 같은 느낌 들 수 있다.
전세 제도를 이용하면 실제 자산은 2~3억 수준인데, 7~8억 심지어 9억 ~ 11억짜리 집에서도 살 수 있다.
이렇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,
1. 상향된 생활 수준의 착각
본인 소득 수준이나 자산 수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주거 환경에 적응해버리면 집에 어울리는 소비 패턴이 발생하게 된다.
- 어울리는 인테리어
- 외식과 소비
- 교육비
- 차량, 주변환경에 맞춘 라이프 스타일 등
이로 인해 고정지출이 상승해버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.
이것은 일종의 "심리적 레버리지" 라고도 할 수 있는데, 집이 내 자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가 부자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을 뜻한다.
2. 현금흐름의 악화 및 저축률 하락
1번과 연계되는 내용으로, 위와 같이 소비 수준이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, 현금흐름 수준은 소비가 증가하기 이전과 동일하다면 결국 저축률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. 즉,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것이다.
이렇게 되면 투자는 물론이고 저축 자체가 안될 수도 있고, 미래에 대한 준비가 안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.
아마도 위 짤방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..
전세와 투자 비교
한 편, 전세살지말라는 사람들의 의견 중 하나는, 내 돈 100%로 전세금을 넣을 바에는 남 좋은일 하지말고 투자를 해서 돈을 불리라는 얘기를 한다. 이게 왜 남 좋은일인가하면 거액의 돈을 무이자로 남에게 빌려주기 때문이다. (물론 빌려주는 댓가로 나는 집을 얻긴 한다.) 이렇게 빌려주고 나서는 나중에 전세계약해지시에는 돈없다고 못돌려주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는데, 차라리 이럴 바에는 투자를 하라는 주장이다. (심지어 전세금을 대출받아 낸 경우에는 집주인이 전세금을 안돌려주는 것으로 인해서 내가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.)
예를 들어 전세금이 3억원이라고 가정해보자.
내 돈 3억에 대해서
- 전세금으로 바로 넣는 경우 : 은행 예금(연 4% 기준) 으로 연 1200만원 상당의 이자수익을 포기
- 대출로 마련하는 경우 : 전세자금대출 (연 3.5% 기준) 연 1,050만원 상당의 전세금 이자 발생
월세를 산다고 가정하면
비슷한 조건의 보증금 천만원 / 월세 100만원짜리 를 계약한다면 연 1,200만원의 지출 발생하는 대신, 2억9천여만원 정도의 사용가능자금이 생김
위의 조건이라면 전세를 넣던 월세를 넣던 매달 나가는 지출은 크게 다를 바 없을 수 있고, 오히려 전세자금대출을 마련하는게 조금더 싸보일 수도 있다.
근데 월세로 가는 대신 사용가능자금을 굴려본다면 어떻게 될까?
전세금은 유동성을 잃는 돈이다. 그러니까 계약 만기가 될 때까지 그 돈들을 다시 쓸 수가 없는 것이다. 위에서는 단순히 전세금을 은행 예금에 비교했지만, 연 배당 5~6% 수준의 배당 ETF나 MMF, 채권형 펀드에 넣어 운용한다면 매년 1200만원 ~ 1800만원 상당의 수익이 발생하여서 이것을 월세의 일부로 상쇄하거나 추가 투자를 해볼 수도 있다.
합리적 계획과 현금흐름
무조건 월세를 가야한다 / 전세가 무조건 유리하다 이렇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해당 고민을 하는 시점의 은행금리와 나의 자산, 시장상황 등을 확인해서 판단해야한다.
- 전세금이 내 자산의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은가?
- 전세금으로 얻는 심리적 안정감이, 놓치게되는 기회비용보다 가치있는가?
- 높은 전세에 살면서 내 소비 수준이 과도하게 상향된 건 아닌가?
- 월세 + 투자 조합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자산을 형성하게 해주지 않는가?
- 전세금 이자대비 월세로 지출하는 금액이 나의 현금흐름대비 너무 높진 않은지?
- 월세로 들어가지않고 전세로 들어갔을 때 내가 얻을 수 있는 점이 무엇인지
끄읏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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